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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대영제국의 일본에 대한 평가

by карто́фель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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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한 일본 사절단

▲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마키노 노부아키 전 외무상, 사이온지 긴모치 전 총리, 영국 주재 일본대사 진다 스테미

 

때는 바야흐로 1919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파리에서 전세계의 외교관들이 몰려들어 전후 세계를 논하기 시작함. 당시 세계 공식 1짱이던 대영제국도 있고 서양인들로 득실거리는 이 회장에서 이질적이라고 볼 수 있는 중국과 일본인 외교관도 있었음. 그 중 대영제국의 외무부(Foreign Office)는 이때 파견된 외교관들과 사절단들을 위해 당시 발언권을 가진 모든 국가의 역사와 정치상황 국민'성에 대한 정보를 기술한 책자를 각 나라마다 비밀리에 출판해서 배포 했는데, 그 중 동맹국이자(당시는 영일동맹중이였기에 진짜 말그대로 동맹) 이방인인 일본에 대한 책자도 당연히 있었음. 

어느 특정한 개인이 아닌 외무부에서 사절단들을 위해 만든 책이고 또한 비밀리에 그들만을 위해 출판했고 실제로도 다수가 제작되었음에도 등급자체는 극비문서 취급을 받아서 여러모로 검열된 판본은 시중에 후에 풀렸지만 표현이 적나라한 '원본은' 대충 작성 50~60년뒤에 풀린 문서라 타국의 시선을 고려해서 점잖게 말하거나 외교적 수사또한 없음. 즉, 거기에 기술된 내용은 1920년 그 국가에 대한 영국정부/영국인들의 속내음이나 공식적인 시선이라고 봐도 무방함. 다음은 그 책자에서 발췌한 특기할만한 몇가지 문장과 문단임.


"이 인종 (일본)의 자부심은 마치 그들의 충성심과 애국심처럼 과장 되었다. 지난 50년간의 눈부신 발전과 중국과 러시아 상대로 거둔 승리 덕분에 일본의 상류층들은 그들이 진정히 서양인들 만큼 우월한 줄 알고있다, 동양의 다른 인종들을 멸시하면서 말이다. 그들은 본인의 인종이 얼마나 창의성이 부족한지 모른다. 일본인들은 서양 문명을 모델로 삼기전에는 중국을 기술발전과 철학의 모델로 삼았는데, 이 경우와는 다르게 일본인들은 서양의 물질적인 기술들을 빌렸을지는 몰라도 도덕성과 철학은 그러지 못했다는 것을 망각하는 것 같다. 노동과 자본 등 그 어떠한 것도 지불하지도 않고, 일본은 미국과 유럽인들이 대를 이어서 노력해온 결과를 가볍게 약탈해갔다. 수백년을 통해 이루어야할 것을 한순간에 이루면서 일본은 강대국의 반열에 올랐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고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일본인들의 의식과 사고방식 사이에선 일어나지 않았다 (Such consideration do not occur to the Japanese mind)."


"일본은 대놓고 본인들이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세력이라고 자부하고, 본인이 극동의 평화를 유지하고 다른 아시아의 세력을 계도해야할 천명(special mission)을 받았다는 듯 행동한다. (...) 이러한 상황속에서 서양인들이 아시아의 영토와 인구를 점유하는 것에대해 일본인이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딱히 놀랍지 않다. (...) 더해서 일본인의 귀화를 인정하지않는 미국과 일부 반일감정을 품은 대영제국의 식민지들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것 또한 놀랍지 않다." 


"언론들은 여전히 일본이 미국의 친우이며 일본과 영국이 동맹이라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영일동맹은 가치관을 공유한다든지, 혈맹같은게 아닌 정부끼리의 동맹(alliance de cabinet)일 뿐이다."


"일본군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일본군인들 사이에서는 군국주의 사상이 늘어나고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일본 육군과 해군 사이의 일이지만 이러한 경향이 계속 된다면 전국민이 광신적인 국수주의(chauvinism)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 일본은 러시아와 독일 상대로 승리를 거두어 영토를 팽창했지만, 일본은 설령 러일전쟁과 세계대전에서 패배했더라도 팽창의 야욕이 꺾이지 않았을 것이다. (...) 일본의 식민지 운영은 영토를 개척, 개발하고 상업으로 운용하는 본국과는 다르게 군사적 침략을 주로하는 독일군을 닮았다."


"일본의 제일 큰 외'교적 장애물은 아마 다른 서양인(Western race)들이 일본인에게 가진 선입견일 것이다. 일본이 한자 문화권이라는 것은 일본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이권을 쉽게 가져가게 했지만, 다른 서양국가들 사이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게하고있다. 여전히, 일부 서양국가들은 일본 인종을 서양인과 여러면에서 똑같이 생각하는것을 꺼려한다."


외교관들과 사절단에게 배포된 이 책자의 내용은, 당시 영국은 여전히 일본과 동맹이였고 무엇보다 같은 세계1차대전 승전국임에도 불과하고 일본을 어떻게 취급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게함. 날카로운 현재상황에 대한 분석을 걷어내고 나면 이 책자에서 보이는건 일본, 더 나아가서는 동양인에 대한 선입견임. 정말 크나큰 비극은, 마지막 문단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책자의 마지막 문장임) 앞에서 저런 말을 쏟아냈음에도 불과하고, 영국 스스로는 우리는 일본인(동양인)차별 안하는데? 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는 거임.

누군가는 이건 일본 나라에 대한 혐오지 일본인에 대한 혐오는 아니다 라고 말하지만 글 자체에서 race 나 people이 다수 등장하기에, 개인적으로는 전방위적인 일본인에 대한 혐오라고 생각함.


근데 어떤면에서는 우리는 차별안한다는 영국말이 썩 틀린말은 아닌게, 거꾸로 생각하면 "동맹인 영국도 이지경인데 다른 프랑스나 미국같은 나라는?" 이란 말 또한 통용되기 때문임. 실제로 미국은 진짜 개차반일 지경으로, 일본인 입국을 막고 외'교채널에서도 홀대하는 등 혐일감정이 영국이랑 상대적으로봐도 절대적으로봐도 극심했던 시절.


누군가는 여기서 "윾시 대영제국이다ㅋㅋ일본인수준, 그때랑 바뀐게 없노" 를 읽을거고 누구는 "혐성국시발놈들 동맹한테도 인종차별 줫대네" 를 읽을거고 누군가는 "벌써부터 군국주의로 급발진밟을 일본제국 미래를 예견하네  세계1짱 짬밥은 어디안가는구나" 등등 여러가지를 읽을텐데 뭘 얻어가든 본인 자유임.

-끗- 

출처: Peace Conference of 1919 to 2020: handbook Japan


원 글: https://gall.dcinside.com/m/war/3562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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