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中
한번은 훈련병 한 명이 오글소프에게 왜 CDF 병사들이 개척민이나 개척행성들에 신경써야하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는 계속 저희가 더는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주입받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저희가 왜 개척민들에게 애착을 느껴야합니까? 결국 인간일 뿐인데요. 왜 CDF 병사들의 후손을 인류 진화의 다음 단계로 삼지 않는 겁니까?"
"이전에 같은 질문이 나오지 않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말아라."
오글소프의 말에 웃음소리가 일었다.
"짧은 대답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CDF 병사들을 만드는 과정에 들어간 온갖 유전적, 기계적 장난 때문에 유전적으로 불임이 된다. 자네들 모두의 주형에 보편적으로 쓰인 유전 물질 때문에 수정 과정이 충분히 진행되기에는 치명적인 열성인자가 너무 많다. 그리고 보통 인간과 이종 교배를 성공시키기에는 비인간 물질이 너무 많다. CDF 병사들은 놀라운 기술의 산물이지만,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막다른 길이다. 이것이 자네들을 그렇게 거드럭거릴 수 있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자네들은 3분에 1킬로를 달릴 순 있어도, 아기를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의 답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진화의 다음 단계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개척 행성은 서로에게서 고립되어 있다. 개척 행성에서 태어난 사람들 대부분은 평생 그곳에서 산다. 또한 인류는 새로운 고향에 적응했다. 문화적으로는 벌써 시작되고 있다. 가장 오래된 개척 행성들은 지구의 문화와 언어로부터 문화적, 언어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만년이 지나면 유전적인 변화도 일어날 것이다. 다양성은 생존의 열쇠다.
형이상학적인 의미에서 자네들이 개척 행성에 애착을 느껴야 하는 것은, 스스로 변해봄으로써 우주에서 살아남는 무엇인가가 될 수 있는 인류의 잠재력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보다 직접적인 의미에서 자네들이 신경써야 하는 것은 개척 행성들이 인류의 미래를 나타내며, 변했든 않든 자네들은 아직도 바깥에 있는 다른 지성체들보다는 인간에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네들이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네들이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만큼 충분히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CDF가 노인들을 병사로 삼는 이유 중 하나다. - 자네들 모두가 은퇴했으며 경제적인 방해물이라서 데려오는게 아니다. 또한 자네들이 자기 목숨을 넘어서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만큼 오래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네들 대부분은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과 손자들을 키워보았을 것이고, 자신의 이기적인 목표를 넘어서는 일을 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있다. 스스로 개척민이 되어 본적이 없다고는 해도 자네들은 개척 행성이 인류에게 좋다는 사실과 개척민을 위한 싸움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이런 개념을 열아홉살 짜리의 뇌에 박아넣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네들은 경험으로 안다. 이 우주에는 경험에 의미가 있다."